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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그녀의 소설 같았다. 시적이고 감성적이었다(poetic and emotional).”
7일 오후 6시(현지 시각) 스웨덴 스톡홀름 한림원 앞.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의 강연을 들은 이들이 들뜬 표정으로 건물 밖으로 걸어나왔다. 친구와 함께 이날 강연을 찾은 율리카(62)씨는 “한강의 팬이라서 왔다.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를 특히 좋아한다”고 했다.
이날 한강의 강연에 앞서 강연장에서 10여분 간 ‘무반주 첼로 모음곡 5번’을 연주한 첼리스트 키리한 라슨(58)씨는 “‘소년 담보대출갈아타기 이 온다’는 프리모 레비를 떠올리게 하는 흥미로운 소설”이라며 “최악의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도 명징하고 구체적으로 쓰려는 시도가 인상적”이라고 했다. 이탈리아 화학가 겸 작가인 프리모 레비는 홀로코스트에 대한 증언으로 유명하다. 그가 아우슈비츠에서 겪은 일을 쓴 ‘이것은 인간인가’는 ‘증언 문학’의 수작으로 꼽힌다.
스웨덴 현지 교민 hk저축은행연체 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도 치열한 경쟁을 뚫고 강연에 참석했다. 지난 10월 30일 노벨위원회 홈페이지에 강연 공지가 올라오자마자 신청했다는 강두호(42)씨는 “한국말로 노벨 강연을 듣는 건 처음인데, 한국어로 바로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왜 소설을 쓰게 됐는지 연대기를 듣고 나니 (한강의) 소설이 다 연결돼 있구나 싶다”고 했다. 스웨덴에 주재원으로 있 노량진자연산 는 김지현(39)씨는 아내 이고은씨와 10살·8살 두 딸과 함께 왔다. 그는 “작가님이 무거운 질문을 하면서 삶을 살아내고 있구나. 인간의 잔혹함을 견디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7일(현지 시각) 스웨덴 스톡홀름 한림원에서 강연을 마친 한강이 청중들과 수선비 만나고 있다. /AP 연합뉴스
국내외 출판 관계자들도 이날 강연에 상당수 참석했다. 부인 박옥경씨와 함께 한강의 작품을 스웨덴어로 번역한 안데르스 칼손씨는 “우리가 번역했기 때문에 이미 내용을 알고 있었지만 직접 듣는 것은 또 다른 감동이었다”고 했다.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는 “자신의 창작 계기 nh햇살론 를 둘러싼 내밀한 시간의 감각을 진솔하게 설명했다”며 “자신만의 고유한 창작의 동기와 과정을 설명하지만, 결국 인간과 언어와 사랑을 둘러싼 보편적인 질문에 가닿게 되는 강연이었다”고 했다. 박지영 창비 편집자는 “노벨박물관에 한국어가 울려 퍼지는 순간이 주는 감동이 몸으로 느껴졌다. 언어가 우리를 잇는 실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강윤정 문학동네 편집자는 “한강 작가님이 품어 온 질문들이 전 세계 독자들에게 가닿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강연을 마친 뒤 한강 작가에게는 청중들의 사인 요청이 쇄도했다. 한강은 예정된 시간보다 30분가량 늦게 자리를 떠났다. 그가 한림원 건물 밖으로 나올 때 문 앞에서 그를 기다리던 수십여명의 인파가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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