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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국립대 통합론이 다시 등장했다. 대전의 한밭대가 충남대는 물론 공주대학교와 3개 대학 통합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대외 협상을 위한 위원회도 구성했다고 한다.
인구감소 시대 충청권 국립대의 통합 시도가 당연하지만 저간의 역정을 보면 미덥지 못하다. 지난 8월 충남대와 한밭대가 통합 추진 중단을 선언했는 데, 불과 두어 달 사이 무슨 변화가 있었는지 어리둥절하다. 통합에 대한 의지와 진정성이 정말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전에 소재한 2개 대학 통합도 실패했는 데 행정구역이 다른 곳의 대학까지 3개를 통합하는 게 가능한지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국립대학 통합론은 내년도 글로컬대학30 사업을 염두 씨티은행 마이너스통장 에 둔 시도이다. 이 사업은 정부가 2026년까지 비수도권 30개 대학을 선정, 우수 인재 배출과 지역 혁신 생태계의 중심으로 육성하는 게 골자다. 선정된 대학은 학교별로 5년간 1000억원 가량을 지원받게 된다. 지난해 11월 10개 대학이 지정됐고 충청권에서는 유일하게 충북대+한국교통대가 통합을 전제로 선정됐다. 강원대+강릉원주대, 부산대+부산교대 등도 정희빈 글로컬대학30에 들었다.
전국적으로 매년 대학생 숫자가 10만명씩 줄고 있다. 지난해 10개 대학 중 8개교 꼴로 정원을 채우지 못했고, 충청권 국립대도 정원미달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질적 성장을 위해서도 국립대 정원을 관리해야 할 시점이다.
글로컬대학30 선정을 앞두고 지역 국립대의 통합 시도는 이해하지만 기존과 정부지원대출은행 같이 어설픈 접근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다. 과거 충청권에서는 충남대+공주대, 충남대+충북대, 충남대+공주교대, 충남대+한밭대 등의 조합으로 통합이 추진된 바 있다. 그러나 번번히 학교 이름과 학과 통합 등을 둘러싼 이견이 불거졌고, 특히 각 대학 구성원의 내부 갈등이 결정적으로 발목을 잡았다. 그때마다 지역사회에 큰 실망을 안겨줬다.
대 진행시 학 통합은 강한 의지와 확실한 미래 비전 공유, 각 대학 내부의 충분한 소통과 공감, 추진주체 간의 신뢰 등이 꼭 필요하다. 이게 전제되지 않으면 자그마한 걸림돌에도 좌초될 수밖에 없다. 대학은 교직원과 학생은 물론 동문, 학부모, 지역사회 공동의 자산이다.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진중하게 추진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