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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말까지 진행되던 프로젝트를 마쳐갈 때쯤 인터넷에서 후지산에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를 보고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후지산 등반을 갑작스럽게 계획하게 되었다.
후지산은 매년 7월 초부터 9월 초까지, 제한된 기간에만 탐방이 가능하며 2024년 기준 탐방 가능 기간은 7월 10일부터 9월 10일까지였다.
그리하여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일정을 잡고 후지산과 남알프스 종주 산행을 계획했다. 하지만 인생은 계획대로만은 되지 않는 법, 태풍 산산의 영향으로 남알프스 종주 산행이 불가능하게 되어 후지산 산행으로 아쉬움을 새희망홀씨 한도 달랠 수밖에 없었다.
후지산 정상에 오르는 루트는 총 4가지인데,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은 요시다 루트이다.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용이하고 타 루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스바시리 루트는 푸른 숲길이 이어져 무더운 발급기관명 여름에도 비교적 시원하다.
하지만 단점이라면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루트다 보니 인파로 산행을 쾌적하게 즐기지 못할 수 있다. 또한 올해부터 입산료가 1,000엔에서 3,000엔으로 올랐고, 하루 등산객 수도 4,000명으로 제한됐다.
그래서 인원 제한 없이 예약하고 1,0 아파트담보대출금리비교 00엔만 내면 산행이 가능한 타 루트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어떤 루트로 갈지 고민하다가 초반에 숲 구간이 있어 조금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스바시리 루트를 선택했다. 스바시리 루트의 경우 들머리인 5합목에서 분화구 순환 둘레길까지 약 7km 거리이며, 둘레길을 따라 정상인 겐가미네봉까지 약 3km, 총 10km 내외로 일부 구간은 요시다 루트와 겹친 대양금속 다.
일출을 보기 위해 산장에서 하루 묵는 1박2일 산행을 계획했는데 너무 늦은 시기에 예약하다 보니 어렵게 10합목(고메)에 위치한 '초조 후지칸' 산장 예약에 성공했다. 통상 후지산 산장 예약은 5월부터 시작되니, 원하는 산장에 묵으려면 5월 내 빠른 예약이 필요하다.
올크레딧 로그인 해발 3,200m 지점. 구 합목들의 물가가 조금 더 저렴하다.
들머리인 스바시리구치 5합목으로 접근하려면 고텐바역에서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고텐바역에서 후지산 방향Mt. Fuji Side으로 나간 뒤 매표소에서 버스 티켓을 구매 후 3번 트랙에서 스바시리구치 5합목행 버스를 탈 수 있다. 요금은 2024년 기준 편도 1,780엔, 왕복 2,400으로 왕복으로 구매하는 것이 확실히 저렴하다. 왕복 티켓의 경우 단 2일 동안 유효하니, 당일치기 혹은 1박2일의 산행에만 사용 가능하다.
버스에 탑승 후 얼마 되지 않아 후지산의 모습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하는데 다행히 날씨가 좋은 것 같아 기대감이 커진다. 약 1시간을 달려 들머리에 도착했다.
들머리에는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어 산행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그 앞 식당에서 간단한 식사와 물이나 음료 등 구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가격이 높은 편이니 되도록이면 고텐바역에서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입구에서 Donation기부금이라는 표현의 입산료 1,000엔을 지불하면 나무로 만든 후지산 참을 제공해 준다. 후지산을 등반하는 모든 이들이 반드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인데, '기부'라는 표현을 쓰는 것에서 돌려 말하기를 좋아하는 일본인의 정서가 느껴졌다.
10합목에 도착해 몸을 녹이고 산장에서 식사를 했다.
스바시리 루트 초입은 푸르른 숲길의 연속으로 나무 그늘로 인해 무더운 여름철에도 비교적 시원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인파가 적어 쾌적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구름이 걷히니 아직은 아득한 거리의 정상이 보인다. 계속 걸어가다 보니 신 6합목에 도착했다. 간단한 식사와 음료, 맥주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참고로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가격이 비싸지는 편이나, 필자가 오른 2024년 9월 기준 조금 더 올라가면 나오는 구 6합목의 가격이 조금 더 저렴했다. 계속되는 안개 속을 지나 신 7합목에 도착한다. 너무 배가 고파 어쩔 수 없이 컵라면을 사먹었는데 가격이 충분히 용서되는 맛이었다.
7합목부터는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해 환복을 하고 다시 산행을 시작한다. 안개가 걷히니 파란 하늘과 구름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선사해 주었다. 이윽고 해발 3,200m에 위치한 구 7합목에 도착했다. 7합목 역시 6합목처럼 구 합목의 가격이 다소 저렴하니 참고하자.
계속되는 화산 모래, 돌길을 걸어 8합목을 지나 9합목까지 오르는데 안개가 점점 심해져 물체가 바로 앞에 와야만 확인이 가능했다. 2024년 기준 9합목 산장은 운영을 하지 않고 있었다.
비가 오기 시작해 레인 재킷을 꺼내 입고 안개 속을 헤치며 도리를 지나 점점 10합목에 가까워진다. 비바람이 부는 가운데, 분화구 순환 둘레길 10합목에 도착했다. 해가 지고 있어 서둘러 예약해 둔 초조 후지칸 산장으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더욱 심해진 비바람을 헤치고 겨우 산장에 도착해 몸을 녹이고 식사를 한다. 식사는 카레와 밥이 나왔는데 건더기가 거의 없는 카레였는데도 춥고 굶주린 상태여서 그랬는지 너무 맛있었다. 다같이 옹기종기 모여 자는 형태의 다소 불편한 잠자리였음에도 추위와 바람을 피해 따뜻하게 잘 수 있어 그저 감사할 뿐이었다.
산장에 고산병 증세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사전에 약을 준비하면 도움이 된다고 한다. 혹시 약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스태프에게 요청해 보자. 오늘은 좋지 않은 날씨였지만 내일 기적과 같이 맑은 날씨로 변하기를 기도하며 잠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4시에 기상해 식사하고 일출을 보기 위해 산장을 나서는데, 아쉽게도 안개가 자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인파가 일출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산장 맞은편에는 각종 기념품을 판매하는 가게가 운영 중이었다. 후지산 정상, 겐가미네봉(3,776m)을 오르려는 인파가 어마어마하다.
아쉽게도 날이 좋지 않아 일출을 보지 못하고 하산을 시작한다. 스바시리 루트는 오르는 길과 하산길이 다르고, 중간에 요시다 루트와 나뉘는 곳이 있어 이정표를 잘 확인해야 한다. 비록 일출은 보지 못했지만 구름이 걷히고 저 멀리 호수가 보이는 멋진 풍경과 함께 하산하며 위안을 얻었다.
일본 최고의 산인 후지산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산이었다. 고도가 높아 날씨가 변화무쌍하고, 고산병 위험도 있어 사전에 준비가 필요하다. 또한 초입을 제외하곤 화산 모래와 돌로 이루어진 황량한 풍경이라 '멀리서 바라볼 때 더 멋지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한 번은 올라볼 만한 가치가 있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명산 중 한 곳으로 기억될 것 같다.
월간산 11월호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