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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양승동 전 KBS사장. ⓒ미디어오늘
우리는 공영방송 KBS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신간 <스튜디오와 광장 사이에서>는 KBS의 '방송 민주화'를 처음 겪었던 KBS PD가 쓴 1987년 이후 'KBS 공정방송 투쟁 실록'이다. 저자는 1989년 KBS PD로 입사해 '추적60분', '인물현대사', '역사스페셜' 등을 연출했으며 이명박정부 첫해 KBS 공정방송 투쟁을 이끌었던 '사원행동' 공동대표를 맡았다. 한국PD연합회장까 한국토지주택공사인사 지 역임했던 그의 PD 인생 30여 년은 제작 자율성을 보장받기 위한 투쟁의 연속이었으며, 책 제목대로 '스튜디오와 광장 사이'였다. 이 책은 KBS사장(2018년 4월9일~2021년 12월9일) 양승동이 아닌 'PD 양승동'의 투쟁사다.
그의 선배들은 PD협회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1988년 7월30일, 노사 합의 수영 연기 에 따라 KBS 사장과 노조위원장이 <방송의 민주화와 KBS의 나아갈 길>이란 주제로 '심야토론'에 함께 출연했다. 투쟁의 결과물이었다. 당시 고희일 노조위원장은 방송에서 말했다. “KBS가 권력의 시녀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인사권의 독립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방송은 국민의 대표성을 띤 방송 전문인에게 맡겨야 합니다.” 인사권의 독립은 3 신협 공인인증서 발급 6년이 흐른 2024년 오늘도 요원해 보인다. 사장 선임 과정에서의 정치적 후견주의를 벗어나지 못한 결과 KBS는 직원들 절대다수가 반대했던 '파우치' 박장범 사장 취임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스튜디오와 광장 사이에서'. 양승동 지음. 나남.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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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과거를 기억해야 미래를 바꿀 수 있다. 수십 년 전 KBS노조의 노보와 성명 등 그가 남긴 기록은 꼼꼼하다. 특히 1990년 노태우정권 낙하산 사장에 반대하며 시작했던 KBS 4월 투쟁의 “관제사장 물러나라” 구호와 당시 KBS 건물 안으로 난입했던 백골단까지 놓치지 않고 남겼다 지방세 . 방송 민주화 이후 KBS 사원들의 첫 번째 공정방송 투쟁은 36일간의 제작 거부로 이어졌으나 공보처의 여론몰이 속, 사장을 몰아내진 못하고 끝났다. 하지만 저자는 당시를 회상하며 “부당한 권력의 개입에 저항한다는 DNA가 이때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후 30년의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고 자평했다.
“민주주의는 직장에서부터.” KBS 사원들의 방송 민주화 노력은 끝없이 반복되었고, 그 결과 제작자율성이 꽃 피었던 시기도 있었다. “<인물현대사>를 제작하는 동안은 본인의 제작 역량이 문제이지 위로부터의 압력이나 제작 여건을 탓하지 않아도 되는 시기였다.” 참여정부 정연주 사장 시기 KBS의 높은 경쟁력은 그 무엇보다 제작 자율성의 중요성을 일깨웠다는 게 저자의 평가다. 승리의 역사도 있다. 저자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벌어졌던 양대 노조의 공동파업과 길환영 사장 퇴진을 “KBS판 명예혁명”으로 명명한다. 책 곳곳에 등장하는 'PD 양승동'의 삶과 그의 동료들은 KBS의 30년을 입체적으로 묘사한다.
김대중 정부 시절 편성규약을 처음 만들었던 날부터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 라디오 주례연설 파동까지 400쪽이 넘는 책의 마지막 장까지 관통하는 것은 'KBS DNA'에 대한 믿음이다. 저자는 각종 지표에서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현 KBS를 가리켜 “무성했던 잎사귀를 떨구게 된 나목 같은 모습”이라고 묘사하면서도 “조만간 다시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울 것으로 믿는다. KBS의 뿌리가 깊고 건강하기 때문“이라고 긍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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