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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근로자가 1년 만에 86만여 명 증가하며 750만명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 근로자 숫자는 사상 최다로 늘어났을 뿐 아니라 전체 임금근로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36.4%로 1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반면 정규직은 지난해보다 35만여 명 줄어들었는데 정규직 근로자가 이처럼 줄어든 것은 8년 만의 일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 격차도 더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올해 8월 경제활동인구 '고용 형태별 부가조사'에서 나온 이 같은 통계는 그동안 '고용의 질이 나아졌다'고 주장해온 정부의 말을 무색하게 만든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올해 조사 방식이 바뀌면서 과거에는 정규직으로 분류되던 근로자 35만~50만명이 비정규직으로 편입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해도 비정규직 근로자가 올해 36만명 이상 증가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재인정부가 '비정규직 제로(0)'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세웠음에도 정규직이 늘지 않고 이처럼 비정규직만 늘어나는 것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현 정부는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인상하고 근로시간을 단축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저성과자 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을 쉽게 하는 '양대 지침'은 폐지해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악화시켰다. 그로 인해 올해 세계경제포럼(WEF) 국가 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종합 13위를 차지했지만 노동 분야에서는 해고 비용 순위가 114위에서 116위로 떨어지고 고용·해고 유연성 순위도 87위에서 102위로 뒷걸음질했다.
한번 채용하면 되돌리기 어려우니 기업들이 정규직 채용을 꺼리는 것은 당연하다. 정규직이 많은 제조업 분야와 30·40대 연령층에서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그런 사정을 반영한다. 그러자 정부가 재정으로 노인들에게 아르바이트 자리를 만들어주면서 60대 이상에서 비정규직 근로자가 29만명가량 늘어났다. 고용시장을 정상화하려면 기업하기 좋도록 규제를 철폐하고 파견근로를 확대하는 등 노동 유연성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그래야만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정규직 고용을 확대하는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 정규직 근로자를 과잉 보호하는 친노조 정책을 고집한다면 세금을 쏟아부어 만들어낸 질 낮은 일자리로 고용 참사를 가리는 꼴이 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일자리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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